언젠가 내가 '심심해' 라고 하니 친구가 '심심한 날에 감사해야 해 . 지금 우리 나이엔 일 생기면 안되는거야."라고 했다.
요즘 친구 말이 새록새록 가슴에 와 닿고 지루했던 그때가 얼마나 고마운 날들이고 감사한 날인지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남편이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고 치료하고 정신이 없는 1주간의 나날이였다.
1주만에 다행이고 무사하게 퇴원하여 다시 지루한 일상을 맞게 되었다. 이 지루한 일상에 깊이 감사하며.
사람인지라 문득문득 또다른 욕심이 차고 들어오지만 아직까지는
마음에 평화를 잘 유지하고 있다.
9.12
오늘 메일에서 본 바에 의하면 꿈이없는 일상은 늙은것이라고 한다.꿈이 없는 그날부터 늙는다고,그러 ㅁ 난 올해 많이 늙었다.
올핸 꿈도 들뜸도 하고 싶은 것도 없다.
그저 해뜨면 움직이고 해넘어가면 누워 자는 생활이다.
그래서일까? 내 몸의 변화가 서서히 보여진다. 다른 사람보다 빨리 늙음이 오는가보다라는 생각도 들곤한다.
느리게 움직이는게 편안하고 좋다.
'아직은 이럴때가 아닌데...'
얼마전에 있었던 일이다.
우리반 아이중에 유난히 눈에 거슬리는 아이가 있다. 교묘히 저보다 약한 아이들을 습관적으로 장난이라며 때리는걸 여러차례 목격하고 주의를 줬다.
아이임에도 너무 미웠다.어느날도 똑같은 일이 되풀이 되어 전날 반성문 쓰는 도중 도망을 가서 아침에 부모님 모시고 오라고 소리를 질르니 집에 가서 뭐라 했는지몇분뒤에 교육청에 항의 전화가 왔단다.
결국 그아이 할머니와 아빠가 다녀가셨다. 내가 남에게 주는 상처는 안보이고 남이 내게 주는 상처만 아프다고 큰소리치는 요즘사람들의 무양심이 진저리 쳐진다.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사람앞에서 나는 사과를 한다.
이 일을 치루고 나니 여러가지로 혼란스럽고 힘빠지고 재미가 없다.
미운자식 떡하나더줘야하는 상황이다.
한주일이 힘들고 피곤하다.
요즘 시계가 거꾸로 가고있다. 말도 안되는 행패를 부리며 군림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회의에서 느닷없이 출석을 부르고 부재중인 사람에 대한 허물을 마구 쏟아붓고 뭐든지 즉흥적이고 협박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자리에 대한 예의와 양심이 없이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있다..
당당하지 못하다.대항하지 않는 내가.
시계가 거꾸로 간다.
늙어서 이런가?
10.4 한가위 뒤끝
기대했던 한가위도 지나갔다.
우리나라 여자들 모두가 그렇겠지만 추석 음식 마련의 공포가 내게도 있었지만 막상 닥치면 무섭게 후다다닥 이틀을 종종걸음치며 일하고 오후부터 늘어지는 한가함을 맘껏 누린다.
중국에서 올 수 없다더니 느닷없는 사고로 남편도 함께 추석을 보냈다.묘한 일이로다.
그리고 오늘 아침 착잡한 심정으로 공항으로 출발했다.미래의 불확실함을 가득안고.
어차피 모두에게 불확실한 우리네 인생들이다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나또한 착잡함을 청소로 채우려 애쓴다.
베란다에 들어오는 햇살이 내게 큰 위로를 준다.
봄의 기운이 엊그제 같더니만 어느새 가을의 약간은 가슴이 시리고 서럽고 공허한 햇살이 느껴진다.
한달 반 후엔 이 햇살과도 두달동안 이별해야한다. 이 이별의 아쉬움을 어째 남편과의 이별보다 더 서운해 하는 나인지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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