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전주에서 결혼식이 있는 남편이 이런저런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고민 중.
여행 삼아 내가 동승해서 차를 끌고 가보자고 제안했더니 무척 고마워한다.
축의금만 전달하고 일일 여행을 하기로 했다.
일없이 한가한 나는 휴일엔 되도록 방콕이나 차를 타지 않는 동선으로 움직이려 한다. 일종의 배려하는 마음으로.
그러나 오늘은 할 수 없이 여행길을 나섰다.
식은 2시이니 전에 부여를 둘러보고 오후엔 순창 둘레길을 가기로 계획, 계획은 늘 바뀌게 마련이다.
부여 정림사지 오층 석탑을 먼저 들렀다.
휴일임에도 사람들이 거의 없고 한가하다.
핑계로 바쁜 사정이니 가까이 문을 열고 들어가지 않고 멀리서 바라보고 되돌아 나와 궁남지로 향했다.
궁남지는 힐링하기 좋은 곳으로 널찍하니 아담하게 연못연못 꾸며놨다.
가는 도중에 옥정호를 들렀다.
옥정호 둘레길도 산보 잠깐 했다.
차를 타고 가시기를 나선 지 채 오분도 안되어 길가에 차들이 늘어섰다.
어머나!
호숫가에 작약 꽃밭이 거짓말 조금 보태서 산 하나만큼 펼쳐졌다.
둘레길을 너무 늦게 도착해서 입장을 못하고 거의 발원지에 가까운 상류 섬진강가를 헤매다가
순창 시내로 들어갔다.
한정식으로 둘이 상을 싹 비웠다.
오늘 첫 밥상이었기에.......
저녁을 먹고 천변을 산책하다가 장항아리 조형물을 보고 재미있어했다.
순창이 장항아리를 무척 아껴하는 마음이 보인다.
순창은 깊은 산속에 조그만 군 단위 소도시로
군청 주변으로는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도시가 묵직했다.
고목이, 옛 건물이, 동네 풍경이......
여행자로서는 참 좋은데 주민들은 살기가 안 팍팍하기를 소원해 보았다.
산을 열개도 넘게 넘어 도착한 심심산골 순창.
앞으로 장 담그지 말고 순창표를 사 먹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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