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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끝자락 어느날

내그림

by ssunee 2006. 2. 2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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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서 화실을 향해 출발.
방이동을 지나고 올림픽공원을지나고... 집안에선 봄날처럼 따뜻해보이더니 제법 귀가 시린 바람이다. 아직도 겨울인 것을 집안에서 바라본 바깥풍경이 따뜻하여  봄인 줄 알았더니 내맘대로 너무 빨리 봄을 맞았다.계절은 거짓말을 안한다. 또 앞질러 가는 어리석은 나.그 래 도 귀를 스치는 바람이 아주 찬 기는 빠져버린걸.
 
오늘은 페달 밟는 힘이 약하구나. 그래 천천히 가자. 시간이 한-참 걸려 화실에 도착했다. 선생님 혼자 화실을 지키고 계신다. 
오늘은 조잘조잘 생략하고 바로 아기그림그리기로 들어갔다.
요즘 인물을 집중적으로 그린다. 눈꼬리하나,눈동자의명암에도 다른 얼굴이 되어버린다.
집에 들어온 전단지에 있는 그림모델을 그려봤다.
봄이 어서어서 오기를...진달래를 꺾어든 처녀의 마음이 내맘이다.
 
따스한 3월이면 우리나라 온 산은 진달래꽃으로 물들으리라. 긴추위가 풀리고 도무지 올 것 같지 않던 따뜻한 봄이온다.  바구니들고 들에 나가 냉이 꽂다지 뜯어 어머니 드리면 그날 저녁엔 구수한 나물국ㅎㅎㅎ.(침이 나오네요.)
양지 바른 산으로 마구 뛰어 다니며  성급한 마음에 아직 터지려면 머언 꽃망울을 달고있는 꽃대를 꺾어다 빈병에 꽂아 집안을 장식한다.  꽃망울이 터지길 또 내내 기다리며 보고 또 본다.
 어느날, 꽃망울이 터져 꽃이 모습을 드러내는 날이면 그 모습은 얼마나 황홀한 지 ..!
내 어린시절이야기이다.
 
다시지금,
아기그림은 비교적 쉽게 그려졌다.하루만에 완성한 내가 기특했다.
처음 그린 자화상은 거의 닷새 만에 마무리하여 지루했고 결과도  흡족하지 않아 안 올린다.
화실을 나서 집으로 오는 길은 바람은 아직 겨울바람이라 할 만하다.페달밟는 힘이 가벼웠다.
 어떤날은 무겁게 어떤날은 가볍게 페달이 밟아진다, 그림이 잘된 날과 안된날이 다르다.
이생각 저생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어둠을 가르며 오다보니 눈앞에 내집이 있었다.
2006.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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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조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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