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하루

6월 금요일

ssunee 2014. 6. 27. 16:16

오늘은 여름과일로 화채만드는 날,

나도 들떠서 학교에 오고 싶어했으니 애들은 오죽했을려고.

얼음을  준비 못 시켜서 얼음 챙겨 일짝 출근했더니 허걱 수박 반통을 책상 위에 떡 올려놓고 있는 아이가 있어서 어떻게 가져왔냐 하니, 엄마가 들어다 주셨단다.

좋은 뜻으로 받아들여 반애들 넉넉하게 먹으라 했나보다 했다.

꼬맹이들이 조용히 즐겁게 화채를 만들어 맛있게들 먹는다. 애들이 수박을 넉넉하게 먹고도 남아서  방과후에 옆반과 같이 가져온 얼음 넣고 싹싹 긁어 먹으니 잠시 더위를 잊겠다.

껍질을 햇볕에 말리는 한가한 금요일 오후이다.

오늘 엄청 덥다 더워.

 

과일 화채 배터지게 먹은 애들이 다른 날과 달리 점심을 못먹겠다고 한걸음씩 뒤로 빠지더니 육개장을 맛보더니 밥통이 비었는데도 밥을 더 가지러 나온다.

애들은 고깃국을 좋아한다.

고깃국이 나오는 날은 밥이 부족하다. 오늘도 육개장 국물까지 딱딱 긁어 먹었다.국통과 밥통이 빈 것을 보고는 뭔가 아쉬운듯하며 숟가락을 놓는다.얘들아 그럴 때 밥 숟가락 놓는거야 .오늘 너무 많이들 먹는다.애들이 살이 뽀얗게 올라온다.

 

어제는 아들이 성적이 좋지 않다고 기분이 안 좋게 축구 응원하러 나가니 나도 같이 기분이 안좋아진다.복잡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많은 도전하는 삶을 보면 '어찌 저렇게 어렵고 힘든 일을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어제처럼 애들일을 맞닥뜨릴 땐 인생살이가 가장 힘든 것 같다..

50여년을 살다보니 그 중 최고의 고난도 도전은 인생이라는 것을 이제 알겠다.

학교에서도 애들에게 성적성적 하지만 살아가는데 중요한것은 사회성이지 공부가 제일이 아니라는 걸 이제 알겠다. 아들일을 돌아보면 더더욱 그렇다.

이럴 땐 짚신장수와 우산장수 이야기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는다. 역시 긍정의 여신이다. 

 요즘 내 기억력이 아주 심각한 상태다.

어디서 들은 얘기로 폐쇄적인 삶이 기억력을 감퇴시킨다는데 내가 너무 폐쇄적으로 살아서 그런것 아닌가 싶다.

단순한 삶을 원한 것 뿐인데 그것이 기억력을 감퇴시키는 원인일까?

 

2014.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