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하루

고향그리워

ssunee 2005. 12. 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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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눈 감으면 어린 시절  고향으로 달려간다.

 

하루가 다 가고 해가 질무렵, 햇님도 서산너머로 넘어가고  집안에선  온기라곤 손바닥만큼도 찾을 수 없고  을씨년스럽기만하다. 내 마음도 안정이 안되고 엉덩짝을 붙이지 못하고 좌불안석.

 

드디어 할아버지께서 사랑채 아궁이에 앉으시고 쇠죽을 끓이시기 위해 불을 지피는 순간 우리집은 사랑채 아궁이에 벌건 불기운을 시작으로 사랑채굴둑에선  연기가 피어나고   온기가 마당을 타고 안채로 퍼져 온 집안을 채운다.

 아 ! 이 행복 .지금도 온 몸이 따뜻해져 온다.

할아버지께서 따끈한 화로를 안채에 넣어주시면 어머니의 찌개냄비 대령이오!

맛있는 찌개가 보글보글, 행복한 저녁밥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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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 어머니는 우리 간식으로 엿을 고아 주신다.

바구니들고 산으로 올라가서 죽은 나무(고지박-여주말로) 뿌리를 주워 불을 지피고 고구마나 쌀 부스러기 같은 곡식을 오래오래 고아 만든다.아궁이에서는 하루종일 불이 탄다.그런 날은 방바닥이 까맣게 타들어갈 정도로 뜨겁다. 이날이 찜질날이었다.

어린 마음에도 이 열기를아꼈다가 다른 날  방을 덥히는 데 쓰면 얼마나 좋을까를생각했다.

어머니는 저녁을 먹고도 밤이  다 되도록 부엌에선 등불 밝히고 엿 만드는 작업을 계속 하신다.

엿이 되기 전에 조금 덜 고아진 액을 떠놓는데 조총이다.명절에 쑥떡,흰떡 찍어 먹는 이른바 소스다.

드디어 한상한상 엿 판이 펼쳐진다. 아무것도넣지않은그냥엿,콩엿,땅콩엿, 들깨엿이 마루 가득 늘어진다.

우리 어머니의 작품전시회라고 생각된다.

이것이 우리의 겨울나기 간식이 되는 것이다.

 

이 일은 지금부터 30여년 전에 나 어릴 적 진짜로 있었던 어느 시골 소녀(나)의 이야기이다.

춥고 힘들고 불편한 시절이었는데 따스하고 포근한 생각들만 떠오르며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지고 마음이 푸근해진다.햇살이 나를 휘감듯이 따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