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ssunee 2006. 7. 24. 20:31
 

일요일 낮 1시 40분에 교육방송에서는 일요 시네마를 한다. 내가 즐겨보는 프로다. 이프로 땜에 다른 걸 못할 지경이다.

이번주는 바흐만 고바디 감독의 취한 말들을 위한시간(a time for drunken horses)을 보여줬다.

이라크와 경계를 이루는 이란을 배경으로 분쟁으로 어지러운 상황속에서 펼쳐지는 한 가족에게 일어난 일.

 

중동지방의 잦은 전쟁과 낙후된 경제로 사람들의 살림살이는 고되다. 우리나라 70년대 ,내 어릴 때 풍경이다. 시골에서의 우리살림살이와 비슷한 모습이다. 자식들은 줄줄이 딸려있고 부모는 병들고 고되고 또 죽고.

장남이 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들이 우리나라의 옛날풍습과 참 많이 닮았다. 장남은 형제들을 돌봐야하기에 학업도 포기하고 가장이 되는 상황들은 동서를 막론하고 비슷한가 보다.

형은 장애를 가지고 있고 누나는 여자이기에 그중 건강한 아들이 가장이 된다. 형을 치료하기위해 돈을 마련하려고 누나가 돈 있는 집에 팔려 간다. 아무것도 해줄 힘이 없는 가장동생은 숨어서 누나가 시집가는 날 흐느끼며 지켜본다. 누나의 시댁으로부터 받은 노새 한마리를 팔아 형의 수술비를 마련하고 수술을 하기 위해 추운 눈길을 경비병의 눈을 어렵사리 뚫고 목적지에 다다르는 인간승리 영화다.

이곳 사람들은 눈 덮인 산길을 노새에게  짐을 실어 이라크에 넘기는 일을 하며 먹고 산다.

그 길은 군인들이 깔려 있어 그들의 눈을 피해가며 성공해야살아남고 잘못하면 총에 맞아 죽게 된다. 사람도 말도 힘든 일이기에 추위에 이겨내라고 말들에게 술을 잔뜩먹인다.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전쟁으로 고통받는 소박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아픈 삶이야기. 

이주헌의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에서는 강한 왕권 아래서 저유명한 세계의 명화와 명조각품들이 탄생했고 작품들을 또한 힘에 의해 뺏고 뺏기는 역사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으면서도 신들의 수없는 싸움으로 세상의 변화가 이뤄진 것 같다.

‘안네일기’를 읽으며 조잘조잘 재잘이며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며 전쟁의 고통을 견뎠던 안네도 결국 학살되고 마는 역사 앞에서 사람들은 전쟁을 원했던가.

 드라마 ‘서울1945년’을 봐도 전쟁속에서 무수히 죽어가는 군인과 시민들, 사상이뭐고 이념이뭔지도 모르는 선량한 그들이 왜 죽어야한는지 모르겠다.

옛날일인가 싶지만 아니다. 오늘날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전쟁에서 죽어가는 여자,어린이 힘없는 시민들.저들이 왜죽어야 할까?

정작 전쟁의 결정을 내리고 지휘하는 지도지들은 대부분 죽지 않는 것 같다. 무고한 시민들만 희생이 되는 어이없는 싸움을 진두지휘하는 지도자들이 밉다. 세상에서 전쟁은 절대 없어야한다는 생각이든다.레바논 전쟁 그들의 일만이 아니고 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