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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것을 알았더라면

나의하루

by ssunee 2016. 8. 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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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까지는 아주 좋았다.

가스손잡이 각도 35도 눈금의 불에서 25분에서 30분 동안에 1,2분 간격으로 커피를 일정 방행향로 뒤집히게 흔들어 줘야 한다.




 여기서부터 조짐이 노굿!

양이 많다보니 열을 골고루 받지 못해 색이 균일하지 않다.



이순간에도 바닥에서 사고가 난 줄 까마득히 몰랐다.

아, 아직도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커피를 볶는 일이 점점 어려워진다.

아파트에서 볶는 것은 너무 무리이다.

커피를 마시는 것에 너무 돈을 많이 지불한다는 생각에 돈을 좀 적게 들여 커피를 마셔 보자고 호기심으로 생두를 사서 볶기 시작했다.

그럭저럭 커피 맛이 괜찮아 적은 돈으로 요즘 전국민의 선풍적인 인기식품 커피를 마신다는 행복감에 빠져 산다.

 커피가 밥 먹는 것보다 더 생필적인 수단이 되다 보니 우리집 아들 둘도 커피를 매일 홀짝 거린다. 같이 마시다보니 원두가 엄청 헤퍼서 커피를 자주 볶아야 한다는 것이다.

늘 500g씩 볶다가 날씨도 덥기도 해서 욕심을 부려 1kg을 다 볶기로 마음 먹었다.

결론은 너무 태워 완전 망쳐서 몽땅 쏟아 버리게 되었다.

마지막 30 여분이 지나면서 불을 조절했어야 했는데 순식간에 마지막 열이 너무 쎄서 커피를 너무 태워버렸다.

 연기가 장난 아니게 피어 오르고 화재 탐지기 센서 울릴까봐 어찌나 조마조마했는지 5년 감수했다.

마스크를 했음에도 지독한 연기가 목구멍을 심하게 자극했다. 이러다 폐암 걸리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고 하루종일 목구멍이 불편해서 걱정스러웠다.

그렇지않아도 기관지가 좋지 않아서 늘 조심스러웠는데 커피 마시다가 날 잡겠다 싶다.

시커먼 연기와 냄새를 선풍기를 틀어 밖으로 내 보내고는 혼비 백산.

헛 되고 헛 된 헛수고를 하고 너무 태워 숯이 되어 버린 원두를 미련없이 쓰레기통에 왕창 쏟아 버렸다.

나의 욕심이 화를 불렀다.

 멍청한 머리로 의욕만 앞서니 이런 낭패를 당하고 만것이다. 일을 하기 전에 좀 더 신중해야 했는데......

자신감 바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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