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해지는 저녁이 되면 집을 나선다.
공기가 좀 더 시원 한 곳을 찾아 걷다 보면 집 옆에 있는 학교 운동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운동장 흙위에 들어서면 확실히 보도블럭이나 우레탄 깔린 길바닥에서 나오는 열기를 탈출한 기분으로 좀 더 시원한 기운이 느껴지며 기분도 좋아진다.
불빛이 아직 미치지 않은 어스름한 빛과 흙에서 나오는 시원함이 너무 행복해진다.
도시에서 찾은 나만의 행복한 세상이다. 게다가 시야까지 탁 트여 마음이 얼마나 편안한지 모른다.
어렸을 때 놀던 내 국민학교 운동장에 와서 놀고 있는 꼬마가 된 듯 착각까지 들 정도이다.
초하루 즈음에 아주 날렵한 초승달까지 떠오르면 금상첨화로 머언 곳으로 여행을 온 기분까지 든다.
저벅저벅 흙위를 걷노라면 흙을 밟는 소리와 흙을 보는 편안함에 빠져 뱅글뱅글 돈다.
발 아래 보여지는 흙과 머리 위로 뻥 뚤린 하늘을 보면 여기가 사막인가 하는 멋진 착각까지 들게 만든다.
흙의 기운과 시원함에 취해 흙길을 뱅뱅 돌다 보면 어느 순간 흙 위에 누워 있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 돗자리!'
다음에 또 그냥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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