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10도를 내려간 추운날도 내남편은 새벽에 집을 나선다.
오늘은 추운데 가지말지.
춥다고 안 할 수 있나?
요즘같이 추운 날은 밤손님 복장을 하고 부잣집 털러가는 차림으로
어깨 축 쳐져서 집을 나선다. 집나가는 남편을 한숨을 쉬며 나는 남편을 보낸다.
남편은 10년되도록 새벽에 집을 나선다.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느닷없이 이일 저일 뛰어들지만 일이 잘풀리지 않은 5년이 넘는 힘든 시절도 새벽운동은 끊임없이 해오고있다. 동네 공원에가서 줄넘기4000개를 하고 들어오면 우리집엔 갑자기 아빠의 등장으로 생기가 돈다.
저사람은 운동가서 기운 불끈나는 약집어 먹고 오나? 기운이 펄펄 난다.
하루 하루 남편의 일의 상태를 살피느라 살얼음판 걷는 심정의 나는 한편으로 안심이 된다.
일이 안 풀리고 마누라 잔소리에 기가죽기도 하겠건만 어쩜 저리도 기죽지 않고 쌩쌩한지 이젠 그런 남편이 고맙다.
일이 저토록 안풀리면 웬만한 사람은 지쳐 나자빠질 만도 한데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최선을 다하는 내남편이 이상스럽다. 아이들도 이런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눈치이다.
지금 또 새 일을 시작하여 또다시 희망에 부풀어 있다.운동으로 자신감을 가득 채우고 하루하루를 견디어 가는 모양같다. 이번에는 일이 잘 풀려 10년 가까워가는 고단한 남편에게도 옆에 있는 나에게도 힘이 되었으면 한다.
지치지 않는 저 자신감이 언제까지 가려나 그만 시험하시라고 하느님께 기도한다
이번 일은 그에게 성취의 기쁨을 주시라고.
요즘도 남편은 벌이가 시원치않아 폼나는 생활은 못한다.
12월 24일은 우리부부의 결혼 기념일이고 우리 두 아들이 세상에 나오게 된 의미있는 날이다.
두 아들은 그들 나름대로 뭔가를 마련하려고 애쓸 것이다.
내 남편에게 올 해도 기대하지 않는다. 늘 그래 온 것처럼...
새로 시작한 일이 조금씩 풀려서 내게 체면 유지나 하게 월급 만 줄 수 있었으면 한다.
건강하게 새벽을 달리는 당신을 보여주는게 당신이 내게주는 선물인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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