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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가 있는 서양미술사'를 듣다

나의하루

by ssunee 2014. 6. 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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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를 뭘 들을까 고민하던 중 이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1차시를 듣다 보니 '! ! 이 강의 재미있네.'라면서 나를 확 끌어당겼다.

그동안 미술 관련해서 더 공부하고 싶었으나 학교 다니면서 학점을 취득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못 이길 것 같아 포기하고 대신 책을 찾아 읽었다.

또 나름 미술사를 알고 싶어 E.H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구입한지 10년이 되었으나 글씨가 너무 작다는 이유로 50page를 넘기지 못하고 방구석에 나딩그러져 있던 차였고 바로 내가 공부하고 싶었던 내용의 강의였다.

내가 그림에 입문한 지는 어언 20 여년이 지났다. 93년부터 시작했으니 말이다.

물론 그림을 전업으로 하신 분들과는 비교 할 수 없는 햇수이나 내 머릿속은 20 여 년 동안 미술로 가득 차 있었다.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저무는 줄 모른다고 늦게 시작한 것을 만회하려는 마음으로 욕심으로 가득차서 시작하였다.

그러나 인생은 만만하거나 녹록하지 않듯이 시련이 내게도 닥쳐왔다. 내몸의 이상과 가정의 경제문제 등, 갖은 인생 곡절 속에 조금씩 마음 비우고 힘 빼고 또 빼가며 급기야는 가랑비에 옷 젖겠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지나왔다. 그래도 붓은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림은 나를 완벽히 힐링 시켰고 많은 걸 주었다. 하얀 공간을 채워가며 느끼는 기쁨과 작은 만족감이 나를 다스렸다고나 할까.......

대학에서 음악교육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피아노를 시작했으나 늦은 시작을 핑계 삼아 너무 어려워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포기해버렸다.

학교에 발령받게 되었고 미술시간에 미술을 가르치려니 너무나 막막했다.

하얀 도화지만 보면 먹먹하고 막막했던 내 학창시절의 미술시간이었던 내가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게 되다니.......

무엇을 가르쳐줄 것인가로 무척 고민되었고 가르쳐 줄 것이 없어 너무나 고민되었다.

그래서 아이들 미술시간을 위해 그림을 배워보기로 시작한 내 그림 입문동기였으나 지금은 내 그림 그리기에만 푹 빠져버렸다. 다행히 내게는 풍부한 감성이 있다고 자부한다. 그림을 배워도배워도 애들에게 '내가 미술을 좀 하거든, 가르쳐줄게.' 라는 말을 여전히 할 수가 없었다.

끊임없이 번민하고 소질 어쩌구저쩌구 하며 나를 돌아보며 의문을 품고 지내온 시간들이었다. 사실은 지금도 애들에게 확실하게 '나 미술 좀 알거든.'이라고 말할 수가 없다. 살짝 온 느낌은 애들의 창의력을 맘껏 끄집어내 주고 싶고 아이들마다 작품 표현하는 느낌이 다 다르다는 게 보이고 그것이 신비롭고 재미있다.

그리고 애들의 미술시간은 즐거워야 하고 꼭 이렇게 해야 한다는 규칙, 규정 없이 자신의 마음대로 표현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리하여 나온 작품결과는 아이작가의 작품일 뿐이고 그 아이의 이야기가 있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주관적인 시간이다.

가장 괴로운 시간이 평가시간이다. 주관적으로 열심히 활동하라 해놓고 주관적 작품들을 교사의 시각으로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점수를 줘야한다는 사실을 나 스스로 납득할 수가 없다.물론 누가 봐도 잘 완성된 작품은 있다. 그러나 어린이들의 미술시간에 꼭 그렇게 잘완성 된 것을 굳이 가려내서 점수를 줘야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다.

지금 현재 동아리 활동으로 미술을 하고 있다. 왜냐하면 내가 미술을 좋아하니까.

맡은 학급은 저학년 애들이라 너무 어려울 테고 동아리반 애들한테 이 강의를 활용해서 수업을 해보아야겠다. 연필화반을 하는데 골칫덩이 녀석들이 많이 와서 동아리 시간이 늘 힘들고 괴로웠는데 이 강의를 애들에게 이용하여 수업을 하면 아주 좋을 것 같다. 여러가지로 유익하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미술사나 세계사는 애들에게 어렵겠지만 영상을 보여주면서 토막토막 이용하면 꽤 좋은 학습 자료가 될 것 같고 미술작품을 복원하는 게 전공이라는 강사선생님의 직업도 새롭다.

로마 여행 때 그곳에는 대학에서 미술품 복원하는 과가 있다는 얘길 듣고 새로웠었는데 우리나라에도 그런 과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애들도 신선하게 느껴질 것 같다.

미술과 음악의 접목도 새롭고 외국 작품을 아이들에게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자료로 충분히 활용할 수도 있어 참 좋겠다.

끔찍했던 동아리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고 애들의 반응이 어떨지 기대 만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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