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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엄청 내린 뒷이야기

나의하루

by ssunee 2010. 1. 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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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엄청나게 많이 내렸다. 마치 나무위에  곰들이 올라 자고 있는 모양으로  나무는 서 있었다.

눈이 멈추는 듯 싶어 밖을 내다보니 경비 아저씨 혼자서 눈을 치우느라 애쓰신다. 나도 나가서 눈을 치우고 싶은데 어쩐지 쑥쓰러워 밖으로는 못 나가고 눈 치우는 경비아저씨만 애처로워하며 창밖을 내다본다. 결국 나의 바지런함은 우리 차에 눈이라도 치우자고 밖으로 나간다. 몇몇 아저씨들도 눈이 그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나와서 먼저 자기집 차위의 눈을 치운다. 여자는 달랑 나혼자,난 왜이리 극성일까?

차에 있는 눈을 다 치우고 나니 내차에서 떨어진 눈의 양도 장난이 아니게 많았다. 아저씨 몇분들과 아들들을 데리고 나와서 주차장에 눈을 치우는 모습이 보인다. 나도 차에서 나온 눈을 잔디밭으로 옮기고 약간의 길을 치웠다.헉헉 장난이 아니게 힘들었다. 경비아저씨 무척 힘드셨겠네.연장을 분질러 먹고 힘도 딸려서 안으로 들어 오는데 계속 눈을 치우시는 경비 아저씨께 미안한 생각만 하고는 집으로 쏙 들어왔다.

잠시 뒤에 눈은 또 내린다.내가 나가서 차에 눈을 말끔히 치울때 20cm정도 왔는데,그 뒤로 5cm가 더 내렸다. 이때 우리집안에도 장정 2명이 들어 앉아 있었다. 남편은 차마 밖으로 못 내보내고 아들에게 나가서 눈 치우는 봉사를 하라고 잔소리 한마디 던져 놓는다. 쑥쓰럽고 숫기없는 울아들 창밖으로 내다보기만 할 뿐  나가지 못하더니 드디어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가 열심히 눈을 치운다. 그 모습을 내다보던 남편도 결국엔 나가서 정말 애쓰며 우리동 주차장 눈을 말끔히 치웠다. 아저씨, 학생들까지 몇명이 나와서 열심히 눈 치우는 우리 동 참 좋은 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구미라도 쪄서 내다 주고 싶었는데 역시 생각뿐이었다.

이번 눈은 정말로 엄청나게 많이 내려 연일 눈 뉴스에 방송사들은 난리도 아니었다. 드디어 내집앞 눈을 안치우면 과태료가 얼마 부과된다느니, 시나 구에서 눈 빨리 안치운다느니, 서로 원성들이다. 대로에는 그 많은 눈위에 염화칼슘을 뿌렸는가 본데 어째 좀 ㅉㅉㅉ.눈의 양에 맞게 염화칼슘을 뿌릴라치면 도대체 얼만큼을 뿌려야 할란지  하천오염이 심히 걱정된다 .

그후로 2,3일 뒤에 학생들이, 자원봉사자들이 눈을 치운다는 뉴스가 나왔다.

잘난척하고 입바른 소리 잘하는 국회의원들이나 지자체 단체장들, 지도자들이 내집앞 눈을 치우는 뉴스를 기다리는 건 나의 무리한 기대? . 그리고 오늘은 눈 치우는 국경일로 잡아 임시 휴일로 정한다.꽝꽝광,,,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고있는 나? 

내친구가 알면 '너 몇살이야?'라고 분명히 말했을걸......

지도자부터 솔선수범하고 뉴스에 연일 누가 눈을 치우네 누가 어디를 치우네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따라하기 잘하는 우리 국민들 모두 나와서 내집앞 눈을 치우지 않았을까? 염화칼슘 덜 뿌려서 환경도 덜 오염시키지 않았을까? 지독히도 추웠던 새해 첫주간 춥지만 따뜻한 그림을 나혼자 그려본다.

집안에 있는 인력들 나처럼 쑥쓰러워서 못 나가도 남 따라 할 줄은 다 아는데....

매스컴의 역할이 아쉬웠다. 몇일 뒤에 눈이 또 오신다는데 이번엔 이런 방송좀 내보내주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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